크리스마스 이브다. 왠지 크리스마스 디너나 연말 디너는 분위기 있게 한 상 차려내야만 할 것 같은 의지와 투지가 샘솟는다. 서양에서의 크리스마스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기는 명절같은 날이라, 여러 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음식의 푸짐한 한 상 차림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온가족 분위기는 없는 터, 2인 가족에게 과하지 않지만 상차림이 모자라지도 않는 크리스마스 디너, 연말 디너를 고민해보았다.
스테이크나 파스타는 상차림이 비어 보이고 너무 흔해서 내가 원하는 풍요로운 식탁 느낌이 나지 않고.. 뭔가 확실한 서양식 디너 중 어떤 메뉴가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난 것이 바로 비프 부르기뇽(beef bourguignon)이다.
냉동해둔 호주산 수비드 안심을 털어야해서 안심을 사용했지만, 오래 끓이는 요리기 때문에 어떤 부위로 해도 문제가 없을 듯 하다. 베이컨을 볶아 고소한 기름을 내고 그 기름에 안심(혹은 다른 부위) 덩어리를 볶는다. 덩어리의 크기는 원하는 대로 너무 작지만 않게 하면 되지만, 나는 스테이크처럼 잘라먹으려고 매우 크게 넣었다. 볶은 고기에 레드와인(피노누아)을 한 병 넣고 끓인다 . 치킨파우더로 맛을 더하고 토마토 소스 한 큰술, 밀가루 한 큰술을 넣어 끓인다. 끓는 동안 다른 팬에 버터를 넉넉히 녹이고 양송이와 당근, 양파를 볶은 뒤 고기를 끓이던 냄비에 붓는다. 약한 불로 오래 끓인 뒤 파슬리를 다져 올리면 완성.
비프 부르기뇽의 곁들임 음식으로 절대 빠지면 안되는 것은 매쉬드포테이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해서 특별한 날 메뉴를 선정할 때에는 매쉬드포테이토를 먼저 정해놓고 이것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는지를 검색하는 편.
레시피는 감자를 껍질을 깎고 0.5cm 정도 두께로 잘라 끓는 물에 20분간 삶는다. 삶은 감자는 채에 받쳐 물기를 빼고 그대로 실리콘 주걱 등을 활용하여 채에 내린다. 채에 내린 것과 내리지 않은 것의 식감차이가 꽤 있는 편이라 나는 (신랑에게 부탁해서) 꼭 채에 한 번 내려 완성한다. (신랑이) 감자를 채에 내리는 동안 버터를 녹인다. 정확한 계량을 하지는 않는 편인데 감자 4-5개에 40g 정도 하니 고소한 버터 풍미가 가득했음. 녹은 버터가 브라운 색이 될 때까지 약불로 계속 가열하며 버터를 젓는다. 브라운 색이 나면 불을 끄고 감자를 넣고 우유를 조금씩 부어 가며 농도를 맞춘다. 농도가 맞으면 소금간을 하고 완성.
술을 매우 좋아하지만 와인을 아주 잘 아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비프 부르기뇽은 꼭 부르기뇽 산 피노누아를 사용해야한다길래 함께 마시는 와인도 피노누아를 선택. 루이자도의 피노누아를 페어링했다. 레드와인은 마시다보면 결국 피노누아가 최강임을 알게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피노누아의 가벼우면서도 향긋한 맛이 조금은 어렴풋이 그 이유를 짐작.. 하게하나싶었으나 와인알못은 그저 지금 이 순간 내 입에 맛있으면 되었지 하는 생각으로 더이상의 분석을 멈추고 사랑하는 신랑과 이 해의 크리스마스를 꽐라로 보내었다는 즐거운 일기 끝.
임산부인 지금, 이 때의 분위기와, 비프 부르기뇽과 피노누아의 맛이 느껴져서 너무 고통스럽다. 행복이(우리 애기 태명) 이 녀석.... 엄마한테 효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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