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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밥 만들기 모음 1 솥밥 메뉴 best5 (feat. 냉털재료) / 곁들임 음식 / 남은 솥밥 처리 꿀팁

먹고사는 이야기/요리

by 행복한카르페디엠 2022. 12.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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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을 지나 날이 쌀쌀해지면 슬슬 떠오르는 솥밥. 국물이 있는 뜨끈한 음식의 느낌도 아닌데 왜인지 겨울에 솥밥을 자주 하게 된다. 장을 잔뜩 봐서 형형색색의 그럴 듯한 솥밥을 지으면 참 좋겠지만. 맞벌이 부부의 일상에는 장보기도 업무 중 하나가 되기 때문에 많은 솥밥들이 냉장고를 털어 완성되기 일쑤. 오늘은 화려하고 특별한 솥밥보다는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재료로 만든 소박하고 정다운 솥밥을 소개하려한다.

1. 기본적인 솥밥 만들기 레시피

나의 솥밥은 밥을 안칠 때 간 하기에서 시작한다. 쌀 3컵(450ml) 물 3컵(450ml)에 진간장 또는 양조간장과 참기름을 1에서 2 테이블스푼 정도 입맛에 맞게 넣어 간을 한다. 잘 섞이게 뒤적여준 뒤 뚜껑을 덮고 가장 센 불로 가열한다. 냄비의 짤랑이가 짤랑짤랑 소리를 낼 때까지. 소리가 나면 뚜껑을 열어 쌀을 맨 밑바닥까지 한번 뒤적여준다. 앞으로 15분가량 가열해야하는데 간장의 당분이 아래로 깔려버리면 누른 맛이 나서 향이 별로 인 듯 하길래 꼭 뒤적여주는 버릇이 생겼다. 구석구석 맨 밑바닥까지 야무지게 뒤적여주고는 다시 뚜껑을 덮고 15분 가장 약불로 가열한다. 15분이 지나면 불을 끄고 뚜껑을 열어 솥밥에 넣을 재료를 올린 뒤 재료의 특성에 따라 10~15분 뜸을 들여 완성한다.


2. 솥밥 모음

(1) 표고차돌 솥밥/ 미역국

친정엄마가 항상 표고를 잔뜩 말려주어 냉장고/냉동실에 한 봉다리씩 건표고가 있다. 건표고를 물에 불렸다가 차돌박이와 잘 볶아내어 솥밥 재료로 사용한다. 차돌박이표고 볶음은 설탕을 입맛에 맞게 살짝 가미하면 좋고 반대로 양념장은 맵고 알싸하게 청양고추를 잔뜩 넣어 만들면 궁합이 좋다. 이 날은 한 솥 끓여놓은 미역국을 곁들여 얼마 안 되는 차돌박이의 양을 보완하였다. 사실 솥밥의 화룡점정은 초록빛이 영롱한 쪽파인데. 냉장고에는 대파밖에 없으니 대파를 쫑쫑 썰어 그걸로 만족.

(2) 스테이크 버터솥밥/ 된장국

스테이크 솥밥이라함은 자고로 빨간 속살이 보이는 미디움의 스테이크를 올려 인증샷을 찍어야 제 맛인데 냉장고를 털어나온 차가운 스테이크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 어제 저녁 먹다남은 스테이크 한 덩이를 얇게 썰어 대기시켰다가 밥 뜸 들일 때 넉넉한 버터와 쪽파와 함께 올려 10분간 두었더니 어느덧 빨간 속살은 웰던으로 변해버렸음. 버터의 향에 어울리게 후추를 갈아 올리면 맛의 조화가 좋다. 건더기가 많지 않고 삼삼한 된장국을 함께 내면 느끼함을 잘 잡아준다. 버터도 스테이크도 느끼함이 있으니 향긋한 에일 맥주 잊지말기.

(3) 가지 솥밥/ 된장찌개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가지 솥밥. 가지 나물을 했는데 신랑이 가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냉장고에서 거의 다 죽어가던 남은 가지들을 살려보고자 솥밥을 지었다. 이 날은 다행히 쪽파가 있어 올리니 가지의 보라빛과 쪽파의 쨍한 초록색이 너무 예쁘다. 오로지 가지만 볶아 올린 솥밥이라 곁들임 국인 된장찌개에는 이것저것 야채를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맛이 소박하니 양념장은 필수. 전 날 단백질 안주를 많이 먹어 속이 더부룩한 날 간단하지만 감칠맛 있고 속이 편한 야채 위주 집밥으로 추천한다. 한식요리가 생각보다 맥주와 아주 잘 어울린다. 담백한 가지 솥밥 한 상에 반주로는 맥주가 제격.

(4)문어 생강 솥밥/ 다시마채조림/ 볶은 백김치

제사에 쓰고 남은 문어다리를 냉동실에 보관해놓으면 그 때 그 때 이색음식 만들기에 좋다. 적당한 크기의 문어다리 하나와 냉동실의 생강을 해동시켜두었다가 퇴근 후 완성한 문어솥밥. 생강은 흙을 살짝만 씻어내어 껍질 그대로 통째로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해동시키면 생강이 살짝 물기를 머금고 해동되면서 껍질이 호롤롤롤 벗겨진다. 냉동 보관이니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아서 그리 자주 쓰지 않는 생강 보관하기에 아주 편한 꿀팁. 문어를 살짝 삶아내어 잡냄새를 잡고 볶아낸 뒤 채 썬 생강과 함께 솥밥 뜸들일 때 올려준다. 맛이 강한 생강은 호불호에 따라 양을 잘 조절해야한다. 일단 맛이 잘 상상이 안된다면 아주 조금만 넣는 것을 추천. 쪽파는 언제든 환영.
전 날 멸치육수를 한 솥 끓이고 남은 다시마에, 남은 문어다리 끄트머리를 작게 썰어 일본식으로 달달한 간장조림을 하였다. 느끼할 수 있으니 묵은지도 물에 씻어 볶아내어 곁들임. 술은 산토리 위스키로 만든 하이볼을 추천.

(5) 표고버섯 솥밥/ 계란장/ 스팸 김치찌개

진짜 아무것도 없을 때. 이럴 때는 어딘가 말려진 채로 박혀있는 재료가 훌륭한 한 끼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표고 버섯을 잔뜩 불려 얇게 썰고 달달짭쪼롬하게 볶는다. 볶을 때 깨도 아끼지 않고 함께 볶기. 이 날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보다 그 흔한 대파 한 뿌리 조차도 남은게 없었던 듯. 부족한 단백질은 아침에 먹다 남은 스팸김치찌개와 계란장으로 채웠다. 솥밥에 올린 파나 쪽파가 없어 아삭하고 싱그러운 맛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란장의 양파와 파, 청양고추가 잔뜩들어간 양념간장을 솥밥 양념장처럼 활용하면 완벽한 한 끼가 완성됨. 든든히 배를 채우다가 탄산수에 레몬 한 조각 띄워 한 모금 들이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훌륭한 냉털 솥밥 한 상.

3. 남은 솥밥 처리 꿀팁


솥밥은 무조건 2인 기준 3컵의 쌀로 요리하기를 추천한다. 꼭. 꼭. 꼭.
소제목은 남은 솥밥 처리 꿀팁이지만, 사실 '남은 솥밥이 있으면 이렇게 처리하세요.' 가 아니라, 이 팁을 위해 남길 솥밥을 만드는 격. 솥밥을 완성해서 신랑과 사이좋게 한 그릇씩 배불리 먹고나면 살짝 남는 솥밥이 생긴다. 이 남는 밥을 꾹꾹 냄비 바닥에 눌러 아주 은은한 약불에 가열하여 누룽지를 만든다. 타닥타닥 고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그대로 둔 뒤 행복한 남은 저녁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아침, 일단 일어나자마자 포트에 물을 끓인다. 출근 준비를 하다가 물이 끓으면 포트의 물을 어제 눌러놓은 솥밥 누룽지 냄비에 붓고 다시 출근 준비에 몰두. 그리고 아침 식사할 때가 되면 물을 부어놓은 냄비에서 솥밥 누룽지를 기름기와 감칠맛이 자글자글한 육수와 함께 퍼내어 양념장을 빠르게 한 티스푼씩 올리고 후루룩 먹으면 된다. 누룽지가 고소하게 씹히면서 갖은 솥밥재료들의 감칠맛과 밥의 간에서 우러나온 은은한 참기름향이 가득한 육수가 예술이다. 냉장고에서 하루동안 숙성이 되어 더 깊은 맛을 내는 어제 만든 차가운 양념장은 정말. 요리에서 왜 음식의 온도가 중요한지 알려주는 모범 예시가 됨.



솥밥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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